경남 하동의 악양면이 지난해 "슬로 시티(slow city)" 로 지정되면서 악양면에는 천천히 걷기 체험을 위한 여섯개의 슬로 로드(slow road) 가 생겨났고, 그중의 하나인 제1코스를 느리게 걷고 쉬어가며 슬로 로드를 체험해 보았다.
"슬로 시티" 는 공해없는 자연속에서 그 지역에 나는 음식을 먹고 그 지역의 문화를 공유하며 자유로운 농경시대로 돌아가자는 "느림의 삶" 을 추구하는 국제운동이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완도의 청산도", "담양군의 창평면", "신안군 중도면", "장흥군 장평면" 에 이어 이번에 "하동군 악양면" 이 슬로 시티로 추가 지정되었다고 한다.
"고소성" 에서 만나는 악양들판과 "동정호" 그리고 섬진강 풍경
슬로시티 1구간의 정점인 "고소성" 에서 내려다보면 악양들판이 한눈에 들어오고 바로밑에는 "동정호" 가 아름답게 자리하고 있다..
"동정호" 는 자그마한 못 이지만 백제 의자왕때 나당연합군의 소정방이 이곳에 들려 당나라의 "동정호" 와 비슷하다 해서 "동정호" 라 불리어 졌다고 한다..
하동 악양의 고소성 주차장에서 섬진강 물줄기를 보고 즐기며 아스팔트 길을 천천히 한참 오르면 "고소성" 오르는 산길이 나타난다..
"고소성" 오르는 산길은 푸르런 4월의 신록의 계절답게 싱그러운 녹색의 물결들이 산행길을 즐겁게 해주고 있었다.
산길 입구에서 약 한시간을 올라가면 하동 악양의 "고소성(故蘇城)" 에 도착한다..
하동의 "고소성" 은 지리산에서 섬진강쪽으로 뻗어내린 산줄기 중턱 350m지점에 위치한 산성으로, 성벽길이는 약 800m, 높이는 4.5m로 사다리 모양의 단면을 이루고 있는 산성이다.
고소성의 동북쪽은 지리산 산줄기 방향의 방어에 유리하고, 서남쪽은 섬진강이 한눈에 내려다 보여 남해에서 오는 적들의 방어에 아주좋은 위치에 축성한 성벽이다. 이성의 축성연대는 가야시대 것으로 추정된디 한다.
고소성에서 바라보이는 악양벌의 풍경이다...
저멀리 섬진강이 유유히 흐르고 있고, 바둑판 처럼 생긴 악양벌에는 봄농사를 준비중에 있으며, 대하소설 토지에 나오는 "서희" 와 "길상" 의 이름을딴 "부부송(夫婦松)" 을 이렇게 아련한 모습으로 바라보면 가슴까지 뻥 뚤리는 기분을 느낄수 있다..
"고소성" 을 지나 약 20분정도 더 오르면 "형제봉" 과 "최참판댁" 의 갈림길이 나오고 여기서 "최참판댁" 으로 가는 길을 택하여 하산키로 하였다..
"형제봉" 갈림길에서 "최참판댁" 하산길은 무러익어가는 신록들이 싱그러움을 더해주고 있어 이것이 진정한 힐링이고, 슬로 시티의 진면목을 느낄수 있었다..
하산후에는 하동 악양의 특산주인 "아락" 을 반주삼아 하동의 특산음식인 "참게 가리장탕" 과 지렁이를 먹여키운 토종닭으로 만든 "닭 백숙과 녹두죽" 으로 하동의 귀한 특산 음식을 맛볼수 있었다..
이번 경남 하동 악양의 "슬로 시티" 체험은 빠른 속도와 많은 생산성만을 요구하고 있는 빠른 사회(fast city) 에서 잠시 벗어나 자연, 환경, 인간이 조화를 이루며 여유롭고 즐겁게 살아간다는 취지의 "느림의 미학" 을 바탕으로 한 진정한 이 시대의 힐링이라고 생각되고, 느리게 걷고 쉬어가는 "슬로 시티"를 직접 체험해 보는 귀한 시간이 된것 같았다.